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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액셀을 밟자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가속페달) 최대 속도를 내며 달릴 때가 있었다. 길이 험하거나 경사가 높아 잠시 느려질 때가 있었지만, 달리고 달렸다. 이제는 그때처럼 달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열정이라는 연료를 이제 다 썼다고 위안할 때가 있다. 하지만, 열정이란 영원한 에너지다. 느려지거나 멈추는 것은 열정의 액셀을 밟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정의 브레이크를 밟았기 때문이다. 느려지거나 멈췄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끝은 포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다시 달릴 수 있다. 다시 열정의 액셀을 밟자. 더보기
상처 자유분방한 연애로도 유명한 19세기 프랑스 소설가 조르주 상드(George Sand) 다음은 그녀의 시다. 상처 - 조르주 상드 덤불 속에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꽃을 찾던 손을 거두지는 않겠네 그 안의 꽃이 모두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만약 그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꽃의 향기조차 맡을 수 없기에 꽃을 꺾기 위해서 가시에 찔리듯 사랑을 구하기 위해서는 내 영혼의 상처도 감내하겠네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상처받는 것이므로 사랑하라 인생에서 좋은 것은 그것뿐이다 ---------------------------------- 그리고 의문이 든다. 나는 사랑을 원하는 것일까? 상처를 원하는 것일까? 더보기
사과나무 [구름 낀 저녁 -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사과나무 - 시한 세상을 향해 꼬리를 흔든다 날카로운 이빨을 숨긴 채 선한 눈빛으로 꼬리를 흔든다 그의 몸은 모래이며 보석이다 오너라 오너라 나미비아 나미브 사막으로 나의 붉은 꼬리를 보며 오너라 가슴에 보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선한 계산을 해줄 테니 보석처럼 빛나는 별자리로 남게 해줄 테니 오너라! 더보기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 단 따끈한 감주나 한 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 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주앉아 대구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 더보기
유상 [침묵 - 요한 하인리히 퓌슬리(영어이름:헨리 퓨즐리)] 유상遺像 - 시한 어느 날인가 어느 밤인가 널 밑바닥에 던졌었지 높은 회색 벽을 쌓고 넘치지도 않게 마르지도 않게 물결로 물결로 가두었지 밤이 짙어 밤이 짙어 네 얼굴만큼 창백한 안개가 드리우면 앙상한 들개들이 너의 냄새를 찾지 그러다 지치면 검은 물밑을 보며 한없이 짖다 사라지지 밤이 짙어 밤이 짙어 미친 듯이 비가 오는 밤이면 막힌 그곳에 네가 있는지도 모르고 꽃뱀 같은 물결이 널 찾고 있지 밤이 짙어 밤이 짙어 가끔 어두운 밑바닥부터 소용돌이칠 때면 네가 떠오를까 봐 울기도 해 울다 울다 그러다 보면 싱거운 물이 넘치려고 하지 걱정은 하지 마 이제는 조금씩 흘려보내기도 하니까 걱정은 하지 마 무언가 조금씩 흘러오기도 하니까 물이 밤보다 짙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