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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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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벽에서는 어린 남매가 장난치는 소리가
바닥에서는 남자의 노랫소리가 들려왔지만
나에게는 창이 없었기에 빈방에서 먼지 쌓인 여름옷들을 정리했다
나밖에 알 수 없는 것들이 모두 낡아 있었다
가시란 언제나 부드러운 속에서부터 자라난다
난 없는 사람이었기에 아파도
먹지 못 하고 부르지 못 하고 울지 못 했다
겨울이 가장 깊이 박혀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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