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의 구석 - 시한
너에게 가는 겨울길이 좋다
길이 멀어 오래 걸을 수 있어서
혼자여서 마음껏 바라볼 수 있어서
너에게 가는 이 길이 좋다
아직 녹지 않는 눈길에는 수많은 발자국이 채워져 있다
누군가는 둘이 걸었고
누군가는 뛰어갔었고
누군가는 되돌아간
발자국들
날 닮은 발자국이 없어 빈자리를 찾아본다
너의 봄이 찾아와도
제일 늦게 녹을 길의 구석
보잘것없는 발자국 꾹! 남겨본다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절의 시작은 겨울이다 (4) | 2012.02.14 |
---|---|
욕심 없는 인연은 환상일 뿐이다 (0) | 2012.01.14 |
예행연습 (2) | 2011.12.22 |
계획되지 않은 밤 (2) | 2011.11.23 |
가을수채화 (0) | 2011.11.17 |